그 옛날에는 가난해도 착한 흥부에 대해서는 우리 모두 좋은 마음을 가지고 있었으나 현실에서는 무능하고 자기 삶을 개척하지 못하는 게으른 사람으로 평가를 하고 있는데, 오날날 현대판 흥부전이 있었다.

무능하고 게으른것은 뒤로 치고 우째 세월속에 살다보니 자식을 27명이나 두었는데, 모다 출가하여 전국 각지에 흩어져 살고 있어서 흥부와 자녀들은 그래도 식구들인데 1년에 한번씩은 모타서 형제들 순서대로 생일을 차례로 세주문서 잔치를 열고 우애를 다지자고 했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우째, 우째 흥부도 숨겨둔 돈을 내놓고 맏이부터 십시일반혀서 1년에 한번 온 가족이 모이면, 보리밥에 막걸리라도 한잔씩 하믄서 가족들간의 우애를 돋았었다.

글타가 12째는 그래도 모다 출가혀서 성인들인데 1년에 한번 가족들이 모이는 날인데 고깃국이 이라도 묵어야 한다 하야 몇년을 준비를 했다.

근디 13째가 12째한테 화를 내문서 난리를 쳤다. '성아, 니가 니 생일때 고깃국을 내문 내도 내 생일때 고깃국을 내야 허는디 우짤라고 그라냐' '우에 형들이 보리밥을 묵었응께 우리때도 보리밥을 묵어야 하지 않냐' 그랬다.

그래도 12째는 시상 사는거야 니기나 우리나 똑 같지 않냐? 시상일이야 맴 묵기 아니냐,며 생일때 고깃국을 냈다.

다음해 13째의 생일이 왔다. 그러자 13째는 흥부한테 강짜를 냈다.
'아부지야 내는 능력이 없응께 니가 고깃국을 차리든 알아서 해라" "우리는 생일잉께 집에는 다녀 가것지만 우리가 고기 못 사것다"혔다.

그라자 흥부네 밤새 고민을 허먼서 눈물바람을 했다. 근디 흥부한테 피눈물내게 한 것은 13째도 13째지만 흥부에 속 사정을 넘 알고 있던 앞서 생일을 샜던 성들이었다.

그동안 흥부는 맏이부터 생일을 새주느라 수염짤라 돈 보탰고, 남 집 종살이해서 돈 보탰서 이제는 보릿살 살돈도 업는 실정인디, '아부지야 니가 우리 생일 새준것도 관례여 긍께 관례를 깨지 말고 13째도 니 몸 팔던지 우째서라도 우리 해줬듯이 해줘라' 그랬다.

12째야 우리 놀때 일하는 못난 놈들잉께 냅둬불고 말여!

흥부는 우째지도 못하고 밤새 눈물바람을 하문서 내 탓이여! 내 못난 탓이여! 그랬다.

글차 18째가 말을 받았다.

13째 성아! 세월이 흘러서 다시 자식들이 이어지믄 고작 30년만에 내 생일 내가 한번 시는 것인디 우리 이제라도 '유사'를 해불자! 30년만에 한번 시는 생일인디 어렵디 어려분 우에 성들 야그는 그만 두고 말여! 시월이 흐르믄 흐를수록 나아져야 할 것 아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