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아프리카서 봉사활동 … 19일 홈커밍 행사 참석

2012년 05월 11일(금)

“원 신부님을 다시 뵙게 되다니 꿈만 같습니다. 이번에는 아코디언으로 어떤 노래를 연주해 주실까요”

‘살레시오의 영원한 멘토’ 원선오 신부(Vincenzo Donati·84)가 15년 만에 광주를 다시 찾는다. 지난 7일 입국한 그는 오는 19일 3박4일 일정으로 광주를 방문해 홈커밍 행사와 동창회 등 제자들과 뜻깊은 해후를 맞이한다.

이탈리아 출신인 원 신부는 일본을 거쳐 지난 1962년부터 5·18이 있던 1980년 가을까지 광주살레시오고등학교에서 신부로 재직했다. 인자한 성품과 끊임없는 봉사정신으로 학생들의 존경을 한몸에 받았다. 성무감(교목) 등을 지내며 19년간 교육을 위해 힘쓰면서 항상 헌 옷을 입고, 사재를 털어 교지를 제작하는 등 헌신으로 학생들을 보살폈다.

임승진(15회) 살레시오 총동문회 사무총장은 “등하교 시간이면 교문 앞에서 모든 학생들의 손을 잡아주고 안아주던 따뜻한 분이었다”며 “아코디언으로 ‘코스모스 피어있는 길’을 들려주던 기억을 잊지 못한다”고 말했다.

살레시오고를 떠난 그는 1982년 아프리카 빈민들의 생활상을 전해들은 뒤 모든 것을 버리고 홀연히 아프리카 수단으로 향했다. 더 가난한 그곳의 학생들에게 광주에서처럼 똑같이 청소년을 위한 삶을 시작했다.

영화 ‘울지마 톤즈’의 주인공 故 이태석 신부와도 각별했던 사이로 알려진 그는 이 신부가 생을 마감하자 북수단에서 사정이 더 열악한 남수단으로 옮겼다.

제자들은 스승이 그리워 수차례 초청을 했으나 “돈이 있으면 학생들을 위해 써달라”며 지난 97년을 마지막으로 그는 한국방문을 미뤄왔었다. 살레시오 동문회도 뜻을 받들어 그동안 의류와 식량을 남수단으로 보냈었다.

임승진 사무총장은 “아프리카 최빈국인 남수단은 학교가 하나 생기면 하나의 주민 공동체로 발전한다”며 “당장은 학교설립기금을 모았지만 지속적인 도움을 주기위해 다른 이들도 함께 동참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후원계좌는 농협 351-0466-8259-23(예금주 : 살레시오 중·고등학교 총동문회).

/임동률기자 exian@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