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스승 편지 한통에 5000만원 모금

2012년 05월 11일(금) 00:00광주 살레시오 총동문회가 영화 ‘울지마 톤즈’로 잘 알려진 아프리카 남수단에 청소년을 위한 학교를 짓는다. 살레시오 동문이 아프리카에 학교를 설립하게 된 것은, 수십년 전 자신들을 가르쳤던 스승의 절실한 부탁에 마음이 움직였기 때문이다.

현재 남수단에서 빈민층의 교육을 위해 힘쓰고 있는 원선오 신부(Vincenzo Donati·84)는 지난해 7월 살레시오 21회 졸업생들에게 1통의 편지를 보냈다. 아프리카 최빈국 남수단의 교육환경이 너무도 열악하며, 이들을 돕기 위해서는 학교설립기금이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 도움을 주면 제자들을 보러 한국을 찾겠다는 내용도 함께 쓰여 있었다. 국내외에서 ‘살아있는 성자’로 불리는 원 신부는 지난 1962년부터 19년간 살레시오고교에 재직하며 제자들의 존경을 한몸에 받았었다.

지난 1997년을 마지막으로 한국을 찾지 않은 원 신부를 그리워하던 제자들은 지난 2월 총동문회에 이 사실을 알렸다. 소문이 퍼지면서 수백명의 동문이 순식간에 1개 학교를 지을 수 있는 5000만원을 모았다.

원 신부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오는 19일 광주를 찾는다. 스승과 제자가 15년 만에 해후한 이 자리에서 졸업생들은 스승에게 ‘벅찬 사랑과 존경이 담긴’ 기금을 전달할 계획이다.

임승진(15회) 살레시오 총동문회 사무총장은 “기금을 전달하면 남수단에 살레시오의 이름을 딴 학교가 세워진다”며 “지속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총동문회 차원에서 스승의 뜻을 이어받고 싶다”고 말했다.

/임동률기자 exian@kwangju.co.kr